묵상노트

279새벽 | 주기도문: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막6.45-56)

279새벽 | 6.45-56

주기도문: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오병이어 후집회(45-46)

앞 오병이어(35-44), 이 동일한 기적을 요한복음 6장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맛본 무리들은 예수님을 임금 삼으려고 했다(15). 그 이유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다(26). 하지만 자신들의 그릇된 메시야 기대가 드러났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친히 나는 빵의 문제나 해결해 주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다라고 하시자 제자 중 많이 물러가고 다시는 그와 다니지 아니하”(66)였다고 선언하셨다.

바로 이런 분위기 때문에 주님은 기적 후에 즉시’(45a) 기적의 현장을 마무리한 후 무리들과 제자들을 보내 놓으시고 홀로 기도하러 산으로가셨다(45-46). 세상이 요란하게 띄우는 환호성을 일언지하(一言之下)에 거절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세속에 물들어 동화되어 버리는 위험을 이길 수 있는 힘이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이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에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하나님의 나라가 사람들에 의해 오해되고 방해될 때 어찌해야 하는가. 먼저, 그들에게서 떠나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영적 거룩과 순결성을 지켜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시오며(47-56)

마가는 왜 풍랑 사건에 대한 제자들의 반응을, 그러니까 주님이 풍랑을 잔잔케 하시는 것을 보며 제자들이 마음에 심히 놀라”(51b)는 행동을 52절처럼 해설할까: “이는 그들이 그 떡 떼시던 일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그 마음이 둔하여졌음이러라.” 5천명을 먹이신 분이시라면 물 위를 걸어오시는 것도, 다시금 풍랑이 잔잔해 지는 것도 다 이해가 되고(45-52, 4:35-41), 그래서 놀라지 않아도 될 일인데 이번에도 여지없이 연약하기 그지없는 제자들을 넌지시 탓하고 있는 것일까.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의 깊은 의미를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제자들은 이렇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결국 두려움을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믿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제자들을 한심하다 책하기 전에 나를 들여다본다. 벌써 6, 여기까지 주님과 동행하면서 보고 듣고 깨달은 말씀과 기적들, 뿐만 아니라 실재 참여한 것이 또 얼마인가(7-13). 그럼에도 일만 터지면 문제의 본질을 읽어내지도, 깨닫지도 못하고 두려워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12명과 함께 하모니를 만들어 보시겠다고 땀을 흘리시는 주님에 비하면 제자들의 영적 무게가 솜털처럼 가벼워 보이는 게 안쓰럽다. 주께서 나의 영적 무게를 저울에 달아보시면 나는 어떨까.

그럼에도 하나님의 나라는 성장하는 씨앗과 겨자씨처럼 성큼성큼 성장해 간다(53-56, 4.26-32). 그럼에도 제자들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52) 불신앙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으니, 어느 것 하나 될성 싶어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주님은 이 험한 세상의 무수한 파도를 넘어오시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 가셨다. 그만한 대가를 지불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귀한 것을 얻으려면 그만큼의 헌신이 필요하다.

 

게네사렛에 이르러 당신 앞으로 나아와 옷자락이라도 만지게 해 달라고 간청하는 자는 다 성함을 얻으니라”(56b)는 말씀이 감동이 된다. 제자들에게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31) 하시며 일 할 때와 쉴 때를 적절하게 안내하시면서도 정작 자신은 쉴 틈 없이 일하시고, 오병이어(五餠二魚) 기적이 이루어진 바로 그 밤마저도 기도하시는 시간으로 보내신 주님이시다(46). 또한 풍랑을 만나 괴로이 노 젓는 제자들을 보시고 저들을 찾아오신 주님(48-49), 그분이 나의 주(Lord)도 되시니 감격이다.

만만치 않은 세력이 시작된 천국을 위협한다. 위기는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주님은 묵묵히 하나님의 나라를 임하게 하는 사역을 계속하신다. 비록 오병이어를 통해 육신의 빵을 해결하시는 분으로 예수님을 따르려는 자들이 있지만 오직 주님만이 자기 인생의 해답임을 믿으며, 주님 앞으로 나아오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으신다. 이렇듯 오늘도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는 풍랑 중에도 멈추지 않고 점점 확장되고 자란다. 이는 주께 나아와 그의 옷가에라도 손을 대게 하시기를 간구하니 손을 대는 자는 다 성함을 얻으니”(56b)로 이어지는 말씀에서 더 분명히 드러난다. 복음을 믿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것을 본다. 그렇다. 오늘도 우리 안에 이 천국이 이루어지도록 주님의 뒤를 계속해서 따라가 보자.

      

[설교듣기]

200316_주기도문: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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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하시기 전에 먼저 기도하시는 주님, 제자들에게 기도의 본을 보여주시고 그대로 따르기를 원하셨던 주님,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기도생활에 얼마나 나태했는지 반성하며 기도합니다.
    "기도는 저축이다" 말씀하시며 평생 기도의 삶을 실천하셨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다시금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길 원합니다.
    이시간 나라와 교회와 가정과 저녀들이 신실하신 권능의 주님을 온전히 믿고 따르게 되길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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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멘!! 오늘은 이런 묵상을 해봅니다. 바다위로 걸어오시는 주님을 보고 저도 그자리에 있었다면 두려움에 소리 질렀을 것입니다. 게네사렛 사람들처럼 그저 옷가에라도 손을 대면 성함을 받는다는 믿음이 저에겐 큰 도전입니다. 그저 하나님의 일하심에 보여주심에 쉬지 않고 기도의 자리 말씀의 자리로 나아갑니다. 오늘 한날도 그저 온전히 주의 말씀 붙들고 나아갑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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