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597새벽 | 하프타임.HalfTime: 격려 & 숨고르기(출6.28-7.7)

597새벽 | 6.28-7.7

하프타임(HalfTime): 격려 & 숨고르기

 

하나님은 5장 때문에 애굽이라는 전체의 그림을 망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모세로 하여금 자신들의 수준이 어느 만큼인가를 5장에서 분명히 보도록, 어디에서 시작하여 출애굽을 하게 되는가를, 그리하여 훗날 자신들의 공로를 운운하는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지 못하도록 비록 아프기는 하지만 톡톡한 대가를 지불하고 계시는지도 모른다. 하나님은 430년을 참으셨는데 이스라엘과 모세는 단 하루, 단 한번의 시도가 여의치 않자 그만 밑바닥을 치고 있다.

 

모세읽기

광야에서 보여준 모세의 미심쩍음(3.11,13, 4.1,10,13)이 애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신앙(4.31 5.21, 6.9)이나 바로의 완악함(5.2)도 문제지만 핵심은 다름 아닌 흔들리고 있는 모세다. 하나님을 만남으로서 받은 바 소명도(3.1-10), 확실한 증표도(4.2-9), 손에 들린 하나님의 지팡이도(4.20), 때마다 나타나셔서 격려해 주시는 하나님과 그 말씀도 별 효능이 없어 보인다.

모세와 이스라엘은 모두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이다(ego-centered). 이스라엘은 5장 때문에 가중된 노동의 부담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을 거부하게 한다(4.31 6.9). 이 점은 모세에게도 마찬가지다(5.22-23, 6.12,30). 내가 우선 어렵고 살기 힘들면, 하나님 때문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나는 것 같으면, 다른 사람이 나의 삶을 흔들어 놓으면 순식간에 모든 기초가 와르르 흔들리고 만다.

 

하나님읽기

하나님은 당신의 권위와 힘으로 모세를 제압하지 않으신다. 모세가 모든 인간적인 생각을 다 내려놓고 당신에게 온 몸으로 헌신하고 따르기를 기다리셨다. 하나님은 어찌하여!’(5.22, 6.12,30)를 후렴구처럼 반복하며 당신에게 말대답을 해도 묵묵히 기다려 주셨다. 오히려 하나님은 참으로 놀라운 격려로 모세를 아낌없이 축복한다: “나는 네가 바로에게 하나님처럼 되게 하고, 너의 형 아론이 너의 대언자가 되게 하겠다!”(7.1, 표준새번역)

아마 모세는 이 대목에서 항복했을 것이다. 이후로는 고질병처럼 도지던 못된 언행심사(言行心事)가 씻은 듯이 사라진 점에서 그렇다. 하나님은 무서워서 마지못해 일하는 모세가 아니라 당신의 마음을 읽어가며,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당신의 뜻을 이루어주는 모세가 되어주기를 기대하셨다. 그런데 마침내 모세가 이 하나님의 기대에 이른 것이다: “모세와 아론이 여호와께서 자기들에게 명하신 대로 곧 그대로 행하였더라.”(7.6)

 

모세가 치유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 때문이다. 이렇듯 언제나 희망은 말씀이다. 이후로 모세는 더 이상 영적인 방황을 반복하지 않는다. 다시 바로 앞에 서기(7.10) 이전에 그는 모든 연약함과 불신앙을 다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다. 하나님의 오래 참아주신 사랑 때문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 .”(고전13.4a) 모세는 하나님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이기고, 백성들의 변덕스러움도 이제는 여유롭게 받아낼 수 있고(4.31 6.9), 하나님을 신뢰하는 신앙에 있어서 놀라우리만큼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픈 만큼 성숙해 진 것이리라.

모세의 일생에 있어 바로 이 때가 하프타임(halftime, 3.1-7.7)이 아닐까. 어찌 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모세의 겸손이 하프타임의 핵심이다. 모세의 하프타임은 지나버린 과거에 연연하는 것을 끝내고 미래로 가는 길을 출발하는 또 하나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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